아래 시는 시인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회사 회장이 2011년 3월 유방암으로 33년을 마친 막내딸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을 담은 4연 시조다. 강회장은 그 무렵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"사람들을 나가라고 한 뒤 딸을 꼭 안아주고 관에 넣었다"며 그 때 딸에게 : 네가 나를 관에 넣어야 하는데 내가 너를 관에 넣게 됐구나. 그 뜻이 무엇인지 모르겠다"라고 말한 적이 있다.
제목 : 애비는 어이하라고
지난밤 가을비에 우수수 낙엽 지고
너와 함께 걷던 길 애비 홀로 걷는데
산마루 초승달 뜨고 가을 바람 소슬하구나
아픔이 몰아치고 죽음이 어른거릴 때
애비는 하릴없이 네 옆만 지켰구나
삼 년을 그리했어도 네가 있어 행복했노라
내 딸을 살려주고 이 애비 데려가라고
새벽마다 교회로 나가 주님께 빌었는데
애비는 어이하라고 너를 먼저 데려갔나
봄이면 싹이 뜨고 가을이면 낙엽지고
만나면 헤어짐을 그 누가 막으랴만
너 먼저 천국에 가니 그것이 애닯구나
(2012년 가을 미사리에서)